여드름과 닮은 질환 감별진단 - 7. 절종과 옹종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절종 |
옹종 |
요약
화농성 피부·연조직 감염은 피부농양(cutaneous abscess), 종기(furuncle), 큰 종기(carbuncle)를 포함한다. 진피 내부 또는 더 하부까지 농이 고인 경우를 피부농양, 모낭이 감염되어 진피에서 피하에 걸쳐 화농이 일어나 털이 자라나오는 부위에 염증성 결절이 생기고 그 위 에 농포가 형성된 경우를 종기(절종), 여러 개의 인접한 모낭에 감염이 파급 되어 농이 차 있는 염증성 종괴가 형성된 경우를 큰종기(옹종)라 한다
종기는 모낭에서 기원한 깊은 염증성의 결절로서 표재성 모낭염으로부터 발생하며, 심해질 경우 고름집(농양)으로 발전하게 된다. 황색포도알균의 감염이 모낭 깊숙이 일어나면, 염증이 모낭 주위의 진피까지 침범되어 모낭 주위 조직의 급성 화농성 염증이 생긴다. 임상적으로 털을 중심으로 단단하고 통증이 심한 홍색 결절이 나타나는데, 만지면 열감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 병변이 물렁물렁해지고, 완전히 곪게 되면 고름이 터져 배출된다. 2~3주 후에 흉터나 색소침착을 남기면서 치유가 되며, 색소침착은 수개월에 걸쳐 옅어진다. 열이나 오한 등 가벼운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패혈증이 나타날 수 도 있다. 절종이 한꺼번에 여러 개 생기거나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종기증(절종증, Furunculosis)이라고 한다. 절종은 전신의 털이 있는 부위 어디서나 생길 수 있지만 얼굴과 사지, 두피, 둔부, 회음부, 겨드랑이 등 모낭이 많이 분포되고 발한이 많거나 마찰이 많은 부위에서 잘생긴다. 소아에서는 드물지만 사춘기 이후부터 자주 발생한다. 알코올중독, 빈혈, 영양실조, 혈액질환, 아토피피부염, 면역결핍,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많이 생긴다. 그러나 특별한 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종기는 사춘기에서 20대 사이의 남성에서, 큰종기는 중년이나 노년의 남성에서 잘 생긴다. 재발성 종기증은 개체의 특이성, 즉 비만증, 혈액질환, 각종 면역결핍 상태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환자의 대부분은 포도알균을 보균하고 있거나 보균자와 접촉으로 발생하며 이들의 보균 부위는 비강이다.
큰종기(옹종)는 두 개 이상의 종기가 융합되어 종기보다 크고 깊게 발생한 심한 형태의 화농성 염증이다. 병변이 피하지방층까지 깊어지고 피부 표면에는 고름을 배출하는 여러 개의 배출관과 궤양이 관찰된다.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지만 피부가 비교적 두꺼운 목뒤, 등, 겨드랑이, 배, 엉덩이, 대퇴부에 잘생긴다. 고열이 날 수 있고 전신상태가 나쁜 환자는 오한이 나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모낭염, 절종, 옹종은 차례대로 포도알균 감염의 심한 순서를 반영한 것으로 대부분 절개배농과 전신 항생제 사용으로 치료된다. 그러나 때때로 절종의 합병증으로 균혈증과 심판막, 관절, 척추, 장골, 내장(특히 신장)에 혈행성 파종이 있을 수 있다. 황색포도알균은 해면정맥동혈전증, 뇌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황색포도알균으로부터 유리되는 독소에 의한 독성쇼크증후군(TSS)의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당뇨 환자에서는 절종의 재발이 흔하고,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 감염 빈도가 증가한다.
진단
이 질환들은 임상 양상으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지만, 고름의 그람염색과 내성균에 대비한 세균 배양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람염색을 하면 그람양성인 황색포도알균의 집락이 발견된다. 종기나 큰종기가 심한 경우에는 백혈구증가증이 동반될 수 있다. 낭종성여드름, 파열된 표피낭종이나 모낭종과 감별하여야 하며, 겨드랑이나 회음부에 발생하면 화농땀샘염과 감별이 어려우므로 세심한 관찰과 문진이 필요하다.
치료
피부농양은 인접한 피부 또는 점막의 세균이 유입되어 발생하므로 복합감염일 수도 있으나 황색포도알균 단독 감염이 가장 흔하다. 종기와 큰 종기의 원인균은 역시 황색포도알균이다. 감염 조직의 농을 채취하여 그람염색과 세균배양검사를 시행하면 치료 항생제 선택에 도움이 되나, 전형적인 경우는 검사 없이 치료할 수 있다. 화농성 피부·연조직 감염은 절개와 배농으로 치료한다. 항생제 투여가 추가적인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으나, 화농된 부위를 배농하여도 주위에 광범위하게 연조직염이 남아 있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발열, 오한, 몸살, 전신 무기력 등 전신 감염의 증상이 있는 경우 그리고 면역저하 환자의 경우에는 항생제 사용이 추천된다. 황색포도알균에 효과적인 1세대 세팔로스포린, 아목시실린/클라블라네이트, 클린다마이신, 나피실린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MRSA 집락 또는 감염이 있었던 경우, 일차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MRSA 감염에 대한 반코마이신, 리네졸리드, 클린다마이신, 독시사이클린,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등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종기는 병변의 시기에 맞게 적절히 치료하여야 한다. 초기 병변은 진통소염제를 내복하면서 더운 찜질을 하여 완전히 곪게 한 다음, 절개/배농하고 항생제를 투여한다. 완전히 화농되기 전에 절개하거나 무리하게 짜면 염증이 확산되어 악화되기 쉽고,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화농이 지연되어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수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절개/배농은 종기가 더 국소화되고 분명한 파동이 느겨질 때 시행하고, 비운 내부를 바셀린거즈 등으로 채운다. 배농한 부위는 자가접종을 예방하기 위해 드레싱으로 덮어 준다. 외이도의 절종은 통증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세척이나 조기 절개를 피하고 더운찜질과 함께 항생제를 먹고 바른다. 코안의 절종 또한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식염수를 데워서 찜질하고 곪더라도 절대 절개하지 말고 고름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한다. 윗입술, 코의 절종은 드물게 해면정맥동혈전증, 뇌막염, 패혈증 등이 발생하여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요하고, 가급적 절개를 하지 않아야 하며 무리하게 짠다든지 압박을 가해서는 안된다.
재발성 피부 농양이 발생하는 경우 이물질의 존재, 화농땀샘염, 모발둥지낭(pilonidal cyst) 등의 재발성 감염을 유발할 만한 국소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여 이를 교정한다. 재발성 피부 농양에 대해서는 초기에 그람염색, 세균배양검사를 시행하여 원인균과 항균제 감수성 결과를 확인하여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며, 절개/배농과 함께 5~10일간 항생제를 사용한다. 만성 종기증이나 재발성 피부농양 환자들의 경우 원인균을 보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콧속, 외음부, 간찰부 및 병변이 재발하는 부위에 무피로신연고, 클로르헥시딘외용제를 정기적으로 도포하거나, (트리클로산 성분은 간 섬유화, 불임, 암 등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어 사용 중지) 항균제가 함유된 비누로 씻고 피부에 닿는 옷도 삶거나 소독을 하여 병원균을 제거한다. 특히 무피로신 등 국소연고제를 황색포도알균이 주로 존재하는 콧구멍과 손가락 끝에 바르도록 하여 손가락을 통한 균의 전파를 막는다. 수건 등 위생물품의 개인 사용을 권하고, 때로는 가족들도 같은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피부과 영역에서 절종증의 적절한 치료를 위한 단순 절개/배농 그리고 항생제요법에 실패한 경우에는 세균배양검사 및 항균제 감수성검사가 필수적이며, 혈액배양검사는 발열이 나타나거나 다른 전신적 감염징후가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실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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