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일 월요일

피부관리 시 문진 요령

피부관리 시 문진 요령

피부 진단 - 피부관리 시 문진 요령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피부 진단 이미지
피부 진단 
 

 특히 임상적 피부관리를 위한 문진의 경우, 다음과 같은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청취하여야 한다.

1) 켈로이드 체질

 켈로이드의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발생 부위의 조직 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여 조직 장력이 커지면 섬유아세포가 필요 이상의 교원섬유를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TGF-β (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가 병인에 관여하여 교원섬유 생산의 표지자인 프롤린수산화효소(proline hydroxylase)의 활성도가 켈로이드의 섬유아세포에서 정상 반흔이나 비후성 반흔에서보다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켈로이드는 때로 가족성으로 발생하며, 백인보다 흑인에서 더 흔히 발생한다. 또한, 자연 소실되지 않으며 자극에 의해 점차 성장하는 경향이 뚜렷하여,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은 채 외과적으로 절제하면 더 커다란 켈로이드로 재발한다. 켈로이드 체질의 경우는 새로이 형성되는 교원섬유의 배열이 정상 상처 치유와 다르다. 정상 상처의 치유에서는 망상진피에 새롭게 형성되는 교원섬유가 피부 표면과 평행으로 배열되는 것에 반하여 켈로이드에서는 소용돌이나 결절의 배열을 하며, 한없이 지속된다. 몸통에서는 켈로이드가 생길 수 있어도 얼굴은 비교적 심하게 발생하진 않는 편이지만, 안면의 비대흉터(비후성 반흔)는 자주 발생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예컨대, 필링의 절대적 금기증은 드물지만 켈로이드의 경우 상대적 금기증에 속하며 시술을 강행하는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필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진피 유두층까지 도달하지 않는 필링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알레르기 체질

 두드러기는 전 인구의 15~20%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피부질환이다. 혈관 반응에 의해 피부의 진피에 나타나는 일시적 부종에 의한 팽진이 특징으로, 심하게 가려우며 경계가 분명하게 홍색이나 흰색으로 부풀어 오른다. 특히 각종 음식물, 흡입제, 약물 등에 포함된 여러 가지 종류의 항원에 반응하는 IgE 항체에 의해 유발되는 제 I 형 알레르기반응에 의한 IgE 매개성 두드러기, 추위에 노출되면 노출 부위에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한랭두드러기, 피부 자극에 의하여 히스타민 등의 매개 물질이 분비되어 가려움증을 야기시키기도 하며, 혈관 확장 및 투과성을 증가시켜 피부 내의 부종을 일으키는 피부묘기증성두드러기,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 뜨거운 목욕 등으로 인하여 심부 체온이 1℃ 정도 상승하는 경우 발생하는 콜린성 두드러기, 원인 물질에 접촉되면 접촉된 부위에 팽진과 발적이 발생하는 접촉두드러기 등의 병력은 임상적 피부관리를 위한 병력 청취에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필자는 자세한 병력청취 없이 제스너필링을 시행한 후 아나필락시스가 생긴 케이스에 대한 보고도 받은 바 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알레르겐(또는 항원)으로 불리는 원인 물질에 접촉이 되더라도 정상인에게는 발생하지 않고 특별히 알레르겐에 감작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습진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경우로서, 지연형 과민반응(제4형)에 의해 병변이 발현되므로 두드러기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감작된 상태에서 항원에 접촉된 후 12~48시간 내에 발생되며 3~4주간 지속되는데, 필링용액이나 마스크 또는 전후 처치 제품이나 금속 시술도구 등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3) 국소 방사선 치료의 병력

 방사선 치료 시 피부에서 방사선에 가장 감수성이 높은 부분은 표피의 기저세포층이며, 다음이 진피유두 하부의 모세혈관이다. 피부 부속기의 감수성은 피지선이 가장 높고 다음이 모낭, 한선 순이다. 피부의 모피지선 단위가 파괴되므로, 기왕의 국소 방사선 치료의 병력이 있는 경우는 이로 인해 의학적 피부관리 시술 후 표피 재생이 지연되고 경우에 따라 보기 흉한 흉터의 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4) 흡연 여부

 조직학적으로 흡연자의 피부는 일광 손상을 받은 피부에서와 유사한 탄력섬유의 비후와 분절을 보인다. 흡연은 각질층의 수분 함량을 떨어뜨리고 피부의 에스트로겐을 감소시켜 피부의 건조와 위축을 가져온다. 또한, 혈액 순환을 감소시켜 상처 치유를 지연시키며 태양광선에 의한 주름을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시술 전 확인이 필요하다.

5) 경구 이소트레티노인 사용 여부

 비타민A 유도체인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을 복용한 경우에는 피부가 얇아지므로 특정 시술의 자극에 의해 피부 손상이 유발되며, 상처의 치유가 방해되고 불규칙한 비대흉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환자에서는 경구 투여 완료 후 약 12개월을 기다린 후 레이저나 필링 등의 시술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각한 여드름의 경우 경구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진피 유두층까지의 필링에서는 중요한 금기이다. 물론 표피 내 또는기저층까지 필링할 때는 피부 재생이 섬유모세포나 피부 부속기관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위험성이 덜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피부의 침투성이 촉진되어 약물이 보다 깊은 곳까지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므로 심지어는 이소트레티노인 경구복용과 필링과의 사이에 2년 내지 3년이라는 기간을 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이소트레티노인 복용에 의해 피지선이 파괴되며, 콜라겐 분해효소 발현이 억제되고, 프로콜라겐 생성이 억제되며, 세포 성장이 지연되어 상처 치유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재상피화가 늦어지면 손상된 피부가 물리적, 기계적 손상 및 감염에 쉽게 노출되며,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후 너무 빨리 필링 시술을 하는 경우 몇 개월이 지나 뺨에 별모양의 비대흉터가 생길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6) 국소 트레티노인(tretinoin) 사용 여부

 1세대 레티노이드인 트레티노인과 같은 국소 치료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피부의 박피 효과를 유발하므로 케미컬 필링시에 약물의 피부 내 침투가 더 깊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AHA(α-hydroxy acids) 성분의 국소 치료제를 사용했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7) 피임약의 복용 여부

 경구용 피임약의 복용 및 갱년기 에스트로겐 복용도 태양광선에 대해 피부의 민감도를 높이므로 임상적 피부관리 시술 전 확인이 필요하다.

8) 피부 감염 여부

 단순포진(Herpes simplex) 바이러스 감염이나 HIV 감염(에이즈) 여부도 중요하다. HIV 감염이 있는 경우 손상된 면역체계로 인한 치유 지연과 상처 부위 감염 및 그에 따른 흉터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예방은 단 한번이라도 감염의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필수적이며, 항바이러스제를 경구 투여하여야 한다.

9) 과거 미용성형수술 여부

 안검 성형술을 포함한 이전의 얼굴 미용성형수술 여부를 문진하여야 한다. 필러나 보톡스 시술을 받았는지도 확인하여 대처하여야 한다. 예컨대, 코성형 수술을 받은 경우 면포제거기로 코의 피지를 짜내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안면거상술이나 안검성형수술을 받은 경우라면 6~12개월을 기다린 후 깊은 필링을 시행하여야 한다.

10) 민감성 피부(sensitive skin)

 정상 피부는 자극과 알레르겐 등 다른 환경적 요소에 대해 다양한 감수성을 보인다. 민감성 피부란 화장품 소비자와 환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용어로서, 외부의 자극성 물질이나 알레르기성 물질 또는 환경변화나 인체 내부 원인에 대해 정상 피부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극 반응이나 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피부로서, 일반적으로 피부관리나 화장품을 도포할 경우 참기 어려운 느낌을 느끼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민감성 피부는 충분한 피부 내성이 회복될 때까지 시술을 시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11) 건선 및 쾨브너현상을 유발하는 피부질환

 건선은 은백색의 인설을 동반한 구진과 판을 보이며, 병변의 분포나 정도에 개인차가 큰 원인 미상의 피부질환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나타낸다. 발생 빈도는 전 인구의 1~3%로 추정되지만 인종, 민족, 지리적 위치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건선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피부의 국소적 손상 부위에 동일한 병변이 발생하는 쾨브너(Koebner)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쾨브너현상은 건선 이외에도 백반증, 편평태선, 광택태선, 모공홍색잔비늘증 등에서 나타날 수 있다.

12) 기타

 그 외에도 화상, 과도한 광 손상을 입은 경우, 당뇨병, 간-신장-심장 질환자, 정신질환자 그리고 의학적 피부관리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아닌가 세심히 문진하여야 한다.


정종영 저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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