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성 여드름(보통여드름, Acne vulgaris)
심상성 여드름(Acne vulgaris)은 10대에 주로 생기는 가장 흔한 형태의 일반적인 여드름을 말하는데, 발생 연령대를 감안해서 청년기 여드름(Adolescent acne)으로 불리기도 한다. 심상성 여드름은 사춘기에 호발하는 모피지선 단위(pilosebaceous unit)의 자기국한성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특징적인 면포와 홍반성 구진, 농포 등을 형성하며, 드물게는 결절, 가성 낭종 및 반흔을 남긴다. 물론 주로 사춘기에 호발하지만, 20대에 발병하기도 한다. 남자는 16~19세 사이에, 여자는 남자보다 사춘기가 빨라 14~16세 사이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병변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인 얼굴이나 목, 등, 가슴 등에 나타난다. 처음에는 병변이 얼굴에 생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간에도 발생하게되는데, 체간에 발생 시 몸의 중앙선을 따라 많은 수의 병변이 분포한게 된다. 경우에 따라 얼굴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체간 병변은 오래 남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남자에서 더 흔하다. 심상성 여드름의 병변은 면포로 불리는 비염증성 병변과 작은구진, 농포, 결절 등의 염증성 병변으로 구별할 수 있으나, 흔히 혼재되어 나타난다. 비염증성 병변인 면포(comedones)는 모낭 상피의 각화로 인하여 각질과 피지가 정체되어 생기는데, 폐쇄면포(closed comedones, white head)와 개방면포(open comedones, black head)가 주를 이룬다.
개방면포(open comedones, black head)는 각질과 피지의 축적으로 모낭 입구 쪽 부분이 확장되어 생기는데, 육안으로 관찰할 때 편평하거나 약간 융기되어 있는 병변으로 중심부에 각질과 피지로 구성된 검은색의 물질이 모낭 내에 존재한다. 즉, 각질세포와 피지 등으로 구성된 각화성 각전에 의해 모낭이 막히면서 폐쇄면포를 형성하고, 모피지 모낭의 입구가 넓어지면서 개방면포가 된다. 각전(plug)은 외부로부터 먼지나 오염물 등이 흡착되어 생긴 것이 아니라, 모낭상피의 각화 과정의 산물과 피지선으로부터 유래된 피지가 함께 혼합되어 있으며, 멜라닌의 산화 작용에 의해 노출 부위가 검게 나타나므로 흑두(black head)로 불린다.
폐쇄면포(closed comedones, white head)는 모낭 내에 피지와 각질이 증가되고 피부 밖으로 배출이 힘들게 되어 모낭관을 막게 되면서 모낭 입구의 아랫쪽 부분에 각질과 피지가 축적되어 생긴다. 물론 폐쇄면포와 개방면포가 혼재되어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임상적으로 폐쇄면포가 개방면포보다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쇄면포는 대부분 직경 1mm 이하(0.5~3.0mm)의 반점 또는 구진 형태의 병변으로 백두(white head)로 불리는데, 모낭 개구부가 막혀있으므로 염증성 병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폐쇄면포는 약간 융기되어 있거나 작은 구진의 형태이며 임상적으로 개구부가 잘 보이지 않아 세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그러므로 폐쇄면포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시진과 촉진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피부를 양쪽으로 당기고 관찰하는 것은 이러한 비염증성 여드름 병변을 진단하기 위해 중요한 진찰 방법이다. 즉, 진단이 애매한 반점이나 구진성 병변이 있는 경우 가볍게 피부를 양쪽으로 잡아당겨 보면 여드름의 경우 숨겨진 폐쇄면포가 쉽게 관찰될 수 있다.
심상성 여드름에서 염증성 병변은 표재성의 작은 구진이나 농포의 형태로 존재하거나, 심재성의 결절이나 농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병변의 다양한 형태는 진피의 염증 정도 및 부위에 따라 차이를 보이게 된다. 특히 심재성 병변은 주로 진피 하방에 깊게 존재하는 병변으로서 결절이나 심재성 농포의 형태로 나타난다. 결절은 5~10mm 의 소결절과 1cm 이상의 대결절로 분류하는데, 2~3cm 이상의 큰 직경을 갖는 심재성 병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 상태의 결절은 촉진 시 딱딱하고 아프며, 붉은 색의 병변을 보인다. 이러한 결절은 시간이 점차 경과함에 따라 부드러워지고 말랑말랑해 지며, 덮고 있는 피부가 벗겨지면서 하부로부터 출혈성 가피가 나타날 수 있다.
심재성 농포는 일반적으로 연하고 1cm 이상의 크기를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심재성의 농포는 결절성 병변이 진행되면서 발생하지만, 때론 작은 염증성 농포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심재성 농포성 병변이 심해지면서 더러는 염증성 종괴 주위로 상피세포가 증식하여 서로 연결되는 농루(sinus tracts)가 발생하는데, 두 개의 결절이 융합하여 아령 모양을 띄게 된다. 이러한 응괴성 여드름은 대단히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잘 되므로 병변은 치유된 후에 흔히 영구적인 반흔을 남기게 된다.
여드름을 제때, 그리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후유증이 생기게 된다. 홍반, 색소침착, 넓은모공 그리고 흉터가 그것으로, 이러한 후유증은 전적으로 여드름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이것은 어느 누구에라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흉터는 얼굴에는 주로 위축성 반흔이 생기고, 체간부에는 증식성이거나 켈로이드성 반흔이 발생한다. 또한, 심상성 여드름을 앓고 난 후 생기는 염증후과다색소침착은 피부색이 짙은 사람에게서 특히 잘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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