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
사진 3-5-E-1. 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장식품들 |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은 태양의 빛이나 다른 광원에서 기원한 빛이 물체에 부딪히며 반사되거나 또는 산란된 일부가 우리 눈의 망막에 맺혀 시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빛이 물체에 부딪히면 그 일부는 그대로 물질을 투과하고, 일부는 원래 빛의 경로와 다른 방향으로 반사 또는 산란한다. 또한, 일부는 물질에 흡수되어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현상들은 어느 정도 큰 물체에 빛을 비추었을 때 나타나는 광자와 큰 물체 사이의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으며, 거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투과, 반사, 산란, 흡수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광자와 물질과의 상호작용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분자나 원자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빛은 전자기파이므로 근본적으로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일부 자성 물질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전기장의 성질만을 가지므로 음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가 빛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물론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빛이 반응할 수 있으나, 이는 광자의 에너지가 매우 높은 경우에만 해당한다.
물질에 흡수된 빛은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의 전자를 들뜬 상태로 활성화시키며, 들뜬 상태로 활성화된 전자는 그 자체로는 불안정하므로 다시 안정된 상태인 원래의 기저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전자가 원래의 기저상태로 돌아가면서 방출하는 여분의 에너지는 광물리, 광화학 또는 광유도-전자 전이 등과 같은 다양한 과정을 거쳐 소진된다. 특히 광물리 효과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서 광자의 형태로 방출되는 복사, 대부분 열로 방출되는 비복사 형태의 방출, 주위 분자로 에너지가 전이되는 에너지 이동 등이 있으며 주위 분자와 복잡한 활성화 과정을 구성하기도 한다.
특히 분자에 흡수된 광자는 분자 또는 원자의 전자 에너지 준위를 바닥 수준에서 들뜬 수준으로 상승시키며, 에너지를 흡수한 들뜬 상태의 전자는 자발적으로 광자를 방출하면서 원래의 기저상태로 돌아가는데, 만약 주위에 들뜬 상태의 전자를 가지는 분자가 물질 내에 더 많을 경우 유도방출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유도방출이 일어나려면 같은 주파수를 가진 광자에 의한 촉발이 필요하고, 이는 레이저의 기본 발생 원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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