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8일 월요일

임상적 피부관리 14. 진단 - 육안적 진찰 - 피부의 분류 - 민감성 피부(sensitive skin)

임상적 피부관리 14. 진단 - 육안적 진찰-피부의 분류 - 민감성 피부

14. 진단 

육안적 진찰 - 피부의 분류 - 민감성 피부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민감성 피부 이미지
객관적 증상을 보이는 민감성 피부

민감성 피부 이미지 2
객관적 증상을 보이는 민감성 피부

(1) 정의

  '피부가 민감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민감한 것은 가혹한 외부환경에 맞서서 피부를 보호하는 능력에 장애가 생긴 것을 의미하는 명확한 징후로서, 하나의 현상이지 피부타입으로 분류할 것은 아니다. 민감성피부는 일반적으로 외부의 자극성 물질이나 알레르기성 물질 또는 내부적 원인이나 환경변화에 정상인 피부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극반응이나 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피부를 말하며, 화장품을 바르거나 피부관리 시 피부에 참기 어려운 느낌(감각적 자극, sensory irritation)을 호소한다. 유사어로는 불내성 피부(intolerant skin), 화장품불내성 증후군(cosmetic intolerance syndrome), status cosmeticus(모든 화장품이나 비누 사용시 따가움이나 작열감을 느낄 때), dermatologic nondisease(객관적 증상없이 계속적으로 안면부 작열감을 호소하는 경우) 등이 있으며, 이들 용어들을 반드시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는 없으나, 정확히 같은 상황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2) 통계

 민감성피부는 주관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통계가 어려우나 외국의 조사에서는 여성의 50%, 남성의 20~30% 가 스스로 민감성 피부로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55.7%, 남성의 38.9%가 스스로 민감성피부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또한 2006년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중 36.2%가 민감성피부라고 대답하였으며, 여성의 43.3%, 남성의 23.9%가 민감성피부라고 대답하여 여성이 남성보다 민감성피부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폐경기 전 여성들이 가장 많이 증상을 호소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3) 발생기전

 민감성피부의 발생기전으로 신경감각의 입력신호 증가, 면역반응의 증가, 피부장벽기능의 약화 중 한 가지 이상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대개 원인은 복합적이며 원인인자와 악화인자 사이의 구분이 불명확하다. 내인성 인자로는 유전, 전신질환 및 피부질환, 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생리, 음식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외인성 인자로는 화장품, 세정제, 자외선, 직업환경, 화학물질, 공해, 기후, 계절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흰 피부가 자외선에 반응을 잘할 뿐만아니라 화학적 자극에도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양인의 경우는 외부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피부장벽의 회복도 다른 인종보다 느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은 일상생활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직접적으로 얼굴피부에 접촉되므로 민감성 피부와 관련성이 가장 크다. 지속적인 반복 사용으로 인해 자극성이 적은 제품도 피부자극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화장품 중에서 특히 스킨로션을 포함한 화장수가 자극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민감성피부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화장품의 원료들로는 프로필렌글리콜, 안식향산, 히드록시산, 에탄올 등이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물질들은 피부민감도를 알아내기 위한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4) 증상

 주관적 자극증상으로 화끈거림, 따가움, 가려움증, 당김 등을 호소하고 객관적 징후로 인설, 홍반, 구진, 농포, 팽진, 수포, 미란 등이 관찰될 수 있다. 하지만 민감성피부를 호소하는 대상자 중 약 50% 정도에서 객관적인 피부염의 징후없이 주관적 자극증상만을 경험하고, 얼굴 화장품 사용자의 1~10%가 이러한 주관적 자극증상을 경험한다고 하니,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진지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 피부병변을 보이는 경우는 때론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지루피부염, 습진, 주사, 두드러기,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으로 진단될 수도 있다. 화장품 제조회사는 자신의 회사제품이 '민감성 피부용'이라고 선전하지만 이는 문제의 복잡성을 모르는 말이며, 향후 더 많은 연구와 개념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5) 분류

 지금까지 민감성피부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분류해보려는 시도들이 있었으나, 서로 일치되는 분류는 없으며 민감성피부의 정의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Mills & Berger 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1.아토피피부염, 지루피부염, 주사, 어린선과 같은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 2.무증상 또는 비정형 증상의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 3.피부손상의 병력이 있는 환자들 4.임상적 이상을 보이지 않고, 위 세 분류에 속하지 않으면서 민감성피부를 호소하는 기타 사람들

 (6) 진단

 민감성피부에 대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내외의 자극에 대한 주관적 증상과 객관적 징후의 관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민감성피부 진단을 위한 표준화된 검사법은 아직 없으며, 대상자의 의견으로 피부자극 정도를 결정하는 주관적 측정법과 의사의 육안적 진찰이나 검사장비를 이용하여 관찰하는 객관적 측정법이 보고되고 있다. 주관적 측정법으로는 젖산자상검사(lactic acid stinging test), 클로로포름메타놀과 소르빈산 검사(chloroform-methanol & sorbic acid test) 등이 있으며, 객관적 측정법으로는 라우릴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 등의 계면활성제를 도포하여 홍반지수와 경표피수분손실을 측정하는 방법, DMSO(dimethylsulfoxide)를 이용하여 팽진, 홍반을 유발하는 방법, 수산화암모늄(ammonium hydroxide), 수산화나트륨(sodium hydroxide)용액을 피부에 접촉시켜 수포가 발생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 등이 있다. 현재까지는 젖산자상검사가 주관적 측정법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으나, 검사결과의 재현성과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 젖산자극시험(lactic acid stinging test) 주관적인 피부자극증상을 호소하는 개인에 대한 평가로 널리 사용되는 측정방법이다. Frosch & Kligman은 코입술주름 부위에 심하게 땀이 날 때 5%의 젖산을 바르면, 약 20% 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호소한다고 보고하였다. Seidenari, Francomano & Mantovani 는 10% 의 젖산을 코입술주름 부위에 바른 후 2분 평가에서 민감성피부의 사람들은 정상피부를 가진 사람들보다 휠씬 강한 자극감을 느끼는 것을 관찰했다. 세척유발검사(washing challenge test) 후 첫 16분간 민감성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정상피부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강한 자극을 느꼈지만, 얼굴 피부에 관한 시각적 변수들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김 등이 '민감성피부에서 젖산자상검사 및 기초경표피수분손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민감성피부군과 비민감성피부군에게 시행한 10% 젖산자상검사에서 두 군간의 자상감 양성반응률 및 누적점수의 평균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10% 젖산자상검사는 아직 많은 보완이 필요하며, 재현성과 반복성을 높이는 검사법을 찾는 노력이 지속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7) 치료와 관리

 민감성피부의 치료와 관리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원인이 되는 전신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있어 그 원인질환을 치료함과 동시에 피부를 잘 관리해야 하는 경우 2.특별한 질환은 없으나 유발원인이나 악화인자가 있어 그것을 피하고 피부를 관리해야 하는 경우 3.특별한 유발원인이나 악화인자를 찾을 수 없어서 단순히 피부를 잘 관리해야 하는 경우 민감성피부의 관리를 위해서는 전신질환 혹은 피부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사용중인 화장품이나 피부관리 제품을 체크하여야 한다. 기존의 피부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하며, 사용되는 화장품은 성분 수가 적고 방부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항원이나 자극물질이 없고 세제가 최대한 부드러워야 한다. 특별한 유발원인이나 악화인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는 일반적인 화장품과 국소도포제의 사용을 6~12개월정도 제한하고 비누세안을 금하며 물로만 세안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필요하다면 글리세린 정도의 함습제만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좋다. 최소 8주정도 화장품 사용을 중지하게 하는데, 비교적 자극이 적은 아이쉐도우, 페이스파우더, 립 제품은 사용이 가능하다. 증상 소실 후에는 1~2주 간격으로 한번에 한 가지의 화장품을 추가하여 사용하도록 하지만, 궁극적으로 최소한의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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