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일요일

염소여드름(Chloracne)

염소 여드름(Chloracne)


염소여드름(Chloracne)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Chloracne image
염소여드름(Chloracne)


 염소여드름은 1897년 Von Bettman이 독일 공장 노동자에게서 처음 발견하였으며, 당시 toxic chlorine에의 노출에 의한 피부 병변으로 믿어졌기때문에 'Chloracne(염소 여드름)'으로 불렸다. 그 후 1950년도 중반이 지나 이 질환이 halogenated 또는 chlorinated aromatic hydrocarbon compounds에 의해 발생하는 여드름양 발진으로 밝혀지게 되었다. 이러한 염소 여드름은 직업, 화학적 사고, 환경오염 등으로 피부 접촉, 흡입, 섭취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 물질은 다이옥신과 PCB 등인데, 다이옥신은 dibenzo-dioxins계 화학 물질의 총칭으로 이것들 가운데 특히 유독한 2,3,7,8 -tetrachlorodibenzo-p-dioxin(TCDD)가 생물 체내에 농축되어 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이 물질은 제초제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기도 하며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생기기기도 한다. 또한 월남전 고엽제 사건과 1976년 이탈리아 세베소 사건에서도 문제가 된 물질이다. 또한 1968년 일본 가네미 지방에서 일어났던 식용유 속에 함유된 PCB(Polychlorinated biphenyl)에 의한 환경오염 사건에서도 애초에 여드름 형태의 피부병 환자가 많이 발생하게 되어 지역 보건소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얼마 전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유슈첸코는 좋은 피부를가진 중년의 미남이었다. 그런데 선거유세가 한창이던 어느날, 뉴스에 나타난 그의 얼굴은 귤껍질처럼 얽고 낭종으로 뒤덮인, 푸르죽죽한 피부로 변해 있었다. 유슈첸코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암스테르담대학 환경독성물질학과의 브루어 교수는 “다이옥신가운데서 독성이 제일 강한 ‘사염화디벤조p다이옥신(TCDD)’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다이옥신은 인류가 개발한 화학물질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생산하는 게 아니라 농약·살균제·펄프 등을 제조할 때 고열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근래에는 염소를 많이 함유한 비닐·플라스틱 등의 합성물질들을 (고열)소각할 때 유독한 다이옥신이 발생하면서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벤젠핵 두 개를 산소가 연결하고 염소가 여러 개 결합된 화학 구조로서, 210여종의 동족체 가운데 17개만이 독성을 가지며 4개의 염소를 결합한 TCDD(2,3,7,8-tetrachlorodibenzo-p-dioxin)가 가장 독성이 크다.
 월남전에서는 전투에 방해가 되는 밀림을 없애기 위해 고엽제를 다량 살포했다. 고엽제란 엽록소를 고사시킨다는 뜻으로 나뭇잎을 순식간에 낙엽이 되어 떨어지게 하는 약제로 일명 'Agent Orange'라고 하는데, 이것은 약품을 담은 용기나 드럼통에 황색 줄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고엽제에는 강한 독극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그중 Dioxin 은 직접 노출 또는 호흡기를 통해 그리고 식수, 계곡물, 강물, 빗물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었다. 월남전에서는 1961년 ~ 1971년까지 7,000,000리터의 고엽제가 공중 및 지상살포되었는데, 현재 월남에서는 300만명의 환자 중 200만명이 죽었거나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만약 그 당시 고엽제를 밀림에 뿌리기 전에 엄밀한 조사와 부작용을 조금만 고려했더라도 전쟁이 유발한 이토록 거대한 환경 피해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 이 순간에도 월남전에 참가했던 각국의 많은 참전용사들이 다이옥신의 독성으로 고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선천성 기형, 피부병들을 대물림받아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67년 10월 9일부터 1970년 7월 31일 사이에 당시 남방한계선 부근에서는 나뭇잎 제거 등을 목적으로 고엽제를 살포한 바있어, 정부는 월남전 참전 용사들외에도 당시 남방 한계선 인접 지역에서 병역법, 군인사법, 또는 군무원 인사법에 의한 군인이나 군무원으로서 복무 하거나 고엽제 살포 업무에 참가하고 전역 퇴직한 사람들에게 고엽제 후유의증 지원 등에 관한법률 규정에 의거 모든 보상 및 예우를 월남 참전자와 동등하게 적용하고 있다.
 염소여드름은 다양한 크기의 폐쇄면포와 낭종이 얼굴에, 특히 협부와 후이개부에 호발하며 비부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진단적 가치를 가진다. 주로 면포성이며 염증반응은 경미하나 낭포가 커지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독성이 심한 경우 안면 외에 경부, 체간, 둔부, 음낭과 성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같은 염소 여드름은 다양한 화학물질에 의해 야기되며, 여드름과 함께 색소 침착, 다모, 두꺼비 피부증(phrynoderma), 홍반, 결막염, 수장족저 다한증 등이 나타나며 전신적인 증상으로 간기능 장애, 중성지방의 증가, 간성 포피린증, 기관지염, 신경계 증상 그리고 장기간의 노출 후 다양한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염소여드름의 발생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TCDD 등이 각질형성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주어 이로인해 모피지 단위의 상피세포에도 변화를 일으켜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원인 물질과의 접촉이 증명되고 임상 소견이 합당하며 다른 여드름양 발진이 배제될 때 비로소 염소여드름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노인성 면포, Favre-Racouchot 증후군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또한 고엽제에 노출된 경우 오랜 시간이 흐르고 발생될 수 있는 후유증 중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고엽제후유증환자등의 결정기준)에 해당하는 질환은 다음과 같다. (1)비호지킨임파선암, (2)연조직육종암, (3)염소성여드름, (4)말초신경병, (5)만발성피부포르피린증, (6)호지킨병, (7)폐암, (8)후두암, (9)기관암, (10)다발성골수종, (11)전립선암, (12)버거병, (13)당뇨병(다만, 선천성 당뇨병을 제외한다), (14)만성림프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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