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하이드로퀴논의 화학구조식 |
그 무렵 이미 의사들간에는 하이드로퀴논이 미백제품으로 - 특히 FDA승인을 받은 처방약품으로 - 사용되는 것에 우려를 보이는 그룹과 옹호하는 그룹 간에 토론이 있어 왔다. 환자들이나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이드로퀴논을 사용하는 의사들은 혹시나 환자들이 하이드로퀴논제제에 관해 불완전한 정보를 접하지나 않을까 우려하였다. 특히 2000년 유럽연합국가들이 하이드로퀴논을 더이상 미백화장품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처방에 의한 약품으로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Tse TW, 2010).
하이드로퀴논은 벤젠고리를 가지고 있는 방향족 페놀화합물로, 1,4-dihydroxybenzene을 말한다. 하이드로퀴논은 티로시나제를 억제하여 인체 내 멜라닌 생합성의 초기 단계에서 티로신의 효소적 산화 과정을 방해한다. 하이드로퀴논은 술프하이드릴기(sulfhydryl groups)를 억제함으로써 멜라닌 생성 과정을 방해하며, 티로시나제에 대한 효소 작용을 받는 기질로서 작용한다. 히스티딘과 공유 결합하며, 티로시나제의 활성 부위에서 구리와 상호 작용한다. 또한 RNA와 DNA의 합성을 방해하여 멜라닌소체의 형성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멜라닌세포에 선택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Halder RM 등, 2004).
즉, 하이드로퀴논은 티로시나제의 작용을 억제하고, 멜라닌세포에 세포 독성을 가짐으로써 탈색 효과를 나타내는데, 그것은 DNA와 RNA의 합성에 영향을 미쳐서 세포대사에 가역적인 억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enney KB 등, 1984). 하지만 이러한 작용들은 즉각적으로 '피부를 탈색'시키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멜라닌색소 생성을 억제시키는 것이다(Halder RM 등, 2004).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농도는 2~6%이다. 국소 미백제로서 하이드로퀴논의 효과는 사용된 농도에 직접 비례한다(Grimes PE, 1995). 그러므로 임상적으로 빠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농도를 높여 사용하여야 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흔히 2% 크림이나 알코올-바탕의 용액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처럼 농도가 4% 이하로 떨어지면 효과가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4% 이상이 되면 매우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부작용의 위험도 커진다. 심각한 색소침착을 억제하기 위해 하이드로퀴논을 강한 농도(10~15%까지) 처방하는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경우 치료 기간이 8일을 넘어서는 것은 금물이며, 그 이후에는 다시 3~5%정도의 일반 농도 처방으로 돌아가야 한다(Deprez P, 2006).
고농도의 사용은 자극이 심하고, 광독성 반응을 가져오며, 드물기는하지만 외인성갈색증, 반점모양탈색반의 발생 가능성을 높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드로퀴논은 여전히 기미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국소 미백제로 알려지고 있다(Tse TW, 2010). 즉, 하이드로퀴논 단일 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 임상적 결과를 얻기까지는 수개월이 필요하긴 하지만, 결국 표피 및 진피의 비정상적인 색소침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드로퀴논은 보통 짧은 기간만 효과를 나타내므로, 환자의 30~40%는 기미가 눈으로 보이지 않게 깨끗하게 치료되지만 3개월 이내에 다시 재발을 경험한다(Polnikorn N, 2010).
하이드로퀴논은 티로시나제의 효과적인 차단제로서, 약 90%까지 활동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Nordlund JJ, 1988). 하이드로퀴논 단독 제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침투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트레티노인, 글리콜산, 코지산, 아젤라이산 등의 다른 여러 물질들과 복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Kligman Formula이다. 0.1% 트레키노인의 경우 기미의 단일 치료제로 연구되었으나, 호전을 나타내는 기간이 10개월로 너무 길었다(Griffiths CE 등, 1993).
그러므로 대부분의 의사들은 복합 제제의 국소 미백제를 사용하게 되었고, 1975년 소개된 이래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기미 치료제인 클리그만처방은 0.1% 트레티노인, 5.0% 하이드로퀴논, 0.1% 덱사메타손과 친수성 연고로 구성되어 있다(Kligman AM 등, 1975). 이렇게 함으로써 색소가 깨끗하게 치료가 된 케이스의 비율은 50~60%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그에 따라 부작용도 더 늘어나게 되었는데, 그것은 피부 자극, 건조감, 여드름모양 발진, 주사모양피부염, 피부위축 및 모세혈관확장증 등이다. 특히 장기적 도포에 의해 스테로이드의존성 주사모양피부염이 많은 환자에서 발생되었다(Taylor SC 등, 2003). 그 후 하이드로퀴논의 효과를 더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글리콜산을 첨가하였는데, 이러한 글리콜산의 첨가는 약품 성분의 피부 내 침투를 용이하게 해주어서 치료 효과를 높히게 된다(Lim JTE 등, 1997).
즉, 0.1% 트레티노인 대신 10% 글리콜산을 사용하면 하이드로퀴논의 침투력은 높히고 자극성이나 광과민성 등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복합 제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하이드로퀴논의 농도를 점차 낮출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부작용도 많이 감소하게 되었다. 그 외 코지산, 아젤라이산 등이 포함된 다양한 포물러들이 개발되었고, 심지어는 비타민 C와 인도메타신이 포함된 것도 있다(Deprez P, 2006).
하이드로퀴논의 효능이 임상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드로퀴논의 사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첫 번째로 고려할 것은 하이드로퀴논은 세포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하이드로퀴논이 정상 피부 섬유모세포에 대해 세포 독성을 보이는 연구 결과도 있다(Takebayashi J 등, 2010). 둘째는 하이드로퀴논 성분이 포함된 모든 미백 제제는 피부에 자극적이라는 점이다. 세째로, 외인성 갈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네째로, 색종이 가루같은 탈색(confetti-like depigmentation)을 유발할 수 있다. 다섯째로, 하이드로퀴논은 잠재적으로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과 발암성의 우려가 존재한다(McGregor D, 2007). 여섯 번째로, 하이드로퀴논은 매우 빠르게 산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하이드로퀴논이 함유된 제품의 제조 및 포장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병과 같은 용기에 담아두면 매우 빠르게 산화가 일어나 심지어 단 며칠만에도 효능을 대부분 잃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므로 하이드로퀴논 크림의 가장 이상적인 포장 방법은 이중 알루미늄 튜브 형태로 밀봉하는 것이다(Deprez P,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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