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9일 수요일

여드름의 발생 What Causes Acne?

여드름의 발생 What Causes Acne?

여드름의 발생 

What Causes Acne?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What Causes Ac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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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모공 속의 피지 덩어리 (X 60)


 여드름이 발생하는 환자의 모공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공 내에 피지 덩어리들이 뭉쳐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들이 모공을 통해 밖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내부에 정체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피지를 생성하는 피지선(sebaceous gland)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전신에 존재하는데, 특히 두피, 얼굴, 목, 등, 가슴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피지선은 대부분 모낭과 연결되어 있고 작은 관을 통해서 피지를 분비하게 된다. 안드로겐과 같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영향을 받고 피지를 분비하여 피부의 표면에서 피부 표면 지질층을 구성하게 한다.

 피지의 기능은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피부의 윤기, 수분 증발 억제, pH 유지,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 살균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리글리세리드, 왁스 에스테르, 스쿠알렌,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피지선의 크기나 밀도는 개체 및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피지선이 가장 크고 밀도가 높은 부위는 여드름이 호발하는 얼굴과 두피이다. 모발은 피지의 배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지만 여드름의 호발 부위는 큰 피지선과 연관이 되며, 모발이 매우 작은 경우가 흔하다. 즉, 얼굴에는 3가지 형태의 피지선이 존재하는데, 1) 턱수염 모낭(beard follicle)은 성모와 연관된 피지선으로 피지선이 숫적으로 적으며 성모가 내용물을 원활히 배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므로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고, 2) 피지 모낭(sebaceous follicle)의 피지선은 매우 크고 숫자가 많으나 매우 작은 크기의 털로서 부분의 여드름이 발생되고 대부분의 여드름이 이 형태에서 발생되며, 3) 솜털 모낭(vellus follicle)은 중간 형태의 피지선 크기와 숫자를 가지며 작은 연모가 존재한다. 이렇듯 여드름은 모낭성 병변이 아니라, 오히려 모피지선 질환(pilosebaceous disease)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모피지선 단위(pilosebaceous unit)는 모발, 피지선, 모낭, 기모근으로 구성된다.

 여드름은 보통 12~14세 경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15~19세까지 더욱 심해지며 20대 중반에 쇠퇴하지만, 경우에 따라 20대 혹은 30대에 시작하여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여드름이 조기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여성의 사춘기 시작이 남성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여드름의 병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여러 다양한 인자의 상호 작용에 의해 임상 증상이 유발된다. 제시되고 있는 여드름의 병인은, (1) 주로 남성호르몬에 의한 피지 분비의 증가, (2)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모낭 입구의 과각화와 모공 폐쇄, (3) 세균(P. acnes)의 증식, (4) 염증 유발, 그외 (5) 피부장벽기능의 이상, (6) 기타 유전,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가 여드름 병변이 발생하는 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1) 호르몬에 의한 피지 분비의 증가 ~ 여드름 환자에서는 정상인보다 피지 분비량이 많고, 여드름 병변의 심한 정도는 피지 분비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피지 분비가 증가되는 것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과 연관이 크며, 그외 부신피질 호르몬, 성선자극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그리고 스테로이드 약제 등이 피지 분비에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 순환 안드로겐은 피지선의 피지세포 내에 존재하는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활성화된 형태로 바뀌며, 유전자의 표현과 피지세포의 세포 분열을 증가시킴으로써 피지가 많이 분비된다. 또한, 안드로겐은 모공입구의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여 모공의 폐쇄를 유도한다.

(2)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모낭 입구의 과다각화와 모공 폐쇄 ~ 모낭의 누두부 중 하부 4/5에 해당하는 하부 누두(Infrainfundibulum)는 상부의 표피와는 대조적으로 과립층이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고 글리코겐을 함유한 세포들이 가끔 존재한다. 얇아진 각질층은 쉽게 박리되어서 관의 내부로 이동하고 피지와 세균의 혼합이 발생하며, 이렇게 면포가 형성되면 각질층이 보다 견고해지면서 쉽게 탈락되지 않기때문에 모피지선관의 확장을 가져와 미세면포를 유발한다. 면포는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모낭 각질형성세포의 과다증식과 각질형성세포의 탈락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음으로 야기되는 각질형성세포간의 유착이 모피지선 내의 각질형성세포의 축적을 가져와 발생한다. 이러한 모낭 각질형성세포의 과다증식과 각질형성세포 간의 유착은 모피지선의 과다증식을 더욱 심화시킨다. 과다각화증에 의한 면포의 형성 기전에 대해서는 주로 피지의 지질 조성 변화, 남성호르몬, 사이토카인(특히, interleukin - 1)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3) 세균의 증식 Propionibacterium acnes는 비운동성, 그람 양성의 간균이다. 피지의 모낭에 상재하는 혐기성 세균으로서 여드름을 유발하지만, 피부에 공생하는 미생물이다. 각질형성세포로부터 얻는 질소 화합물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며, 가장 활발한 활동에 필요한 적정 온도는 30~37℃ 이다. pH 5.0~6.5 에서 증식이 가장 활발하고, 또한 산소 분압이 낮을수록 증식이 활발하다. 피지가 저류되면 모낭이 막혀 공기 순환이 차단되는데, 이러한 환경은 정상 성인의 피부에 상재하는 혐기성 세균에 해당하는 P. acnes가 잘 자랄수 있는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P. acnes의 증식은 여드름의 발생 원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여드름은 감염성 질환이 아니고, 여드름의 발생 과정에서 P. acnes는 면역학적 기전과 비면역학적 기전에 모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 acnes가 여드름의 발생에 관여한다는 근거는, 1) P. acnes 세균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 발생율에 비례하여 치료 실패율이 증가한다는 사실과, 2) P. acnes 세균의 숫적인 감소와 여드름 병변의 호전이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4) 염증의 유발 ~ 여드름 발생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염증의 발생이다. 염증이 유발되는 여러가지 원인 중에 피지의 분비가 증가하고 모공이 막히는 상태는 P. acnes 세균에 의한 염증의 유발을 촉진하게 된다. 국소적으로 P. acnes 세균의 숫자가 증가하면 각질형성세포에 부분적인 손상이 오게되고, 이러한 국소적인 장벽의 손상에 의해 여러 가지 염증과 관련된 사이토카인이 진피로 분비되어 여드름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게 된다. 여드름 염증은 흉터를 남길 수 있으므로 매우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흉터를 남기는 여드름은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유되는 여드름에 비해, 초기 염증 반응은 오히려 적지만 염증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 하지만 흉터를 남기지 않는 여드름은 염증이 초기에 보다 심하나 빨리 소실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초기 염증성 여드름의 치료가 여드름 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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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모공 속의 피지 덩어리 (X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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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모공 속의 피지 덩어리 (X 200)

(5) 피부장벽기능의 이상 ~ 여드름 발생의 또 다른 병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설은 피부장벽기능의 이상이다. 피부장벽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경피수분손실이 증가하고 DNA 합성이 증가하여 모낭 표피세포의 과다증식 및 과다각화증을 유발한다. 또한, 피부장벽기능의 이상은 필수지방산의 국소적인 농도 감소는 모낭의 과다각화증을 일으켜 면포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6) 기타 요인

(a) 스트레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논란은 많지만, 신경학적 혹은 정신적인 요소가 여드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상당히 많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여드름이 생기는 것 자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이것이 다시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초래되기도 한다.

(b) 화장품: 유지방이 많이 함유되어있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여드름이 호발한다. 그러므로 화장품도 여드름 발생의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c) 계절적인 요인: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여름이 되면 환자의 약 60%에서 여드름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태양광선에 의한 색소침착에 의해 여드름 병변이 잘 눈에 띄지 않게 된다든가, 자외선에 의한 항염증 효과 또는 세균에 대한 영향 등의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d) 호르몬과 생리: 여드름 발생에 있어서 다양한 원인 중 호르몬의 변화가 중요한데, 1) 사춘기에 발생하는 여드름은 안드로겐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주 원인이며, 2) 스트레스, 피로, 잠을 잘 못잘 때 생기는 여드름은 다량 분비되는 코르티솔이 원인이고, 3) 생리 약 1주일 전에 악화되는 여드름은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원인이다.

(e) 유전적 요인: 여드름 발생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도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피지선의 크기와 활성도가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에서 여드름의 분포 및 정도가 매우 높은 일치를 보인다는 점이 유전적 요인의 중요성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여드름은 다유전성의 경향이 있고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피부 질환이므로 반드시 멘델의 유전법칙을 나타내지 않는다.

(f) 모낭의 반응성: 피지선이나 모낭의 생리학적, 해부학적 특징이 여드름의 정도를 결정하므로 모낭의 반응성도 여드름 발생에 중요한 요인이다. 여드름이 없는 피부에 비해 여드름 피부는 경피투과 장벽의 손상이 크며, 모낭의 반응성을 일으키는 다양한 화학 물질은 여드름 환자에게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g) 음식 섭취: 과거 여드름의 정도와 총 칼로리,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미네랄, 아미노산, 비타민 섭취와의 사이에는 특별한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극단적인 음식 제한을 통해서는 피지선의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 예컨대 완전한 단식은 피지 분비량을 40%  가량 감소시킬 수 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의 음식 조절은 피지 분비에 영향이 없다. 최근에는 단 음식, 기름진 음식, 서구화된 식사, 유제품과 여드름의 상관 관계가 재조명 되고 있으며, 분명히 이러한 음식의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h) 이상 나열한 여러 가지 요인 외에도 습도, 열, 과도한 태양 광선에의 노출, 마찰과 압력, 특정 약물 등은 여드름 병변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피부질환 아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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