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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4일 일요일

자외선차단제(선크림)의 역사

자외선차단제의 정의

자외선차단제(선크림)의 역사


청주 메어리벳의원 의학박사 정종영

자외선차단제(선크림) 바르기 이미지
선크림 바르기

 강렬한 태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인들은 의복으로 몸을 가리고 베일 및 챙이 넓은 모자를 썼으며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중국, 인도에서는 우산을 사용하였다. 또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식물 추출물들이 고대에서부터 사용되어 왔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쌀겨, 재스민, 루핀 등의 식물 추출물을 이용하였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올리브유를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하였으며, 이러한 성분들은 오늘날에도 피부관리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흔히 선크림(suncream)으로 불리는 일광차단제(sunscreen, sunblock)가 언제부터 처음 사용되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1801년 Ritter에 의해 자외선이 발견되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광화상의 원인을 태양열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1887년 Veiel은 일광습진(Eczema solare)에 걸린 환자를 촘촘히 짠 붉은 베일을 사용하여 햇빛으로부터 보호하였다고 기술하였다. 1889년 Widmark는 자외선 B를 산성화된 quinine sulfate를 이용하여 흡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1891년 Hammer는 Widmark의 실험을 반복하면서 로션이나 연고에 quinine를 조제하여 사용하였으며, 이는 최초의 일광차단제로 인정되고 있다.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수 세기에 걸쳐 다양한 식물추출물이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 중의 하나는 마로니에 추출물인 에스쿨린(aesculin)으로, 1911년 Unna는 여러 가지 에스쿨린 글루코시드를 개발하여 Zeozon과 Ultrazeozon으로 소개하였다. 1922년 Eder와 Freund는 자외선 A와 B에 대한 차단효과가 뛰어난 2-naphthol-6,8-disulfonic acid salts(Antilux)를 개발하였다.

1928년 미국에서는 benzyl salicylate와 benzyl cinnamate를 함유한 에멀전으로 자외선차단제가 세계 최초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호주에서는 1930년대 초 10% salol(phenyl salicylate)을 함유한 자외선차단제가, 1932년 Milton Blake가 개발한 Hamilton 자외선차단제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1935년 미국에서는 quinine oleate와 quinine bisulfate를 함유한 자외선차단 로션이 선을 보였으며, 1936년 프랑스에서는 L'Oreal의 설립자인 Eugène Schueller에 의해 자외선차단제가 시장에 소개되었다. 이후 1943년 미국에서는 p-Aminobenzoic acid(PABA)가 특허를 획득하면서, 여러 가지 PABA 유도체들을 자외선차단제 성분으로 한 제품들이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1938년 Franz Greiter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국경 지역의 Piz Buin산을 등반하는 도중 일광화상을 경험한 후, Gletscher Crème(Glacier Cream)이라는 효과적인 선크림을 개발하였다. 1946년 그는 자신의 개발품인 Glacier Cream을 Piz Buin 브랜드로 시장에 선보였으며, 이 브랜드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가장 널리 사용된 자외선차단제는 1944년 Benjamin Green이 개발한 것으로, “red vet pet”(red veterinary petrolatum)라고 불리는 것을 2차 세계대전 중 자신과 다른 군인들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하지만 피부와 헷빛 사이에 단지 물리적 차단제로 작용한 것으로, 많은 양을 발라야 했고 불편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red vet pet, 코코아 버터 및 코코넛 오일을 혼합하여 나중에 'Coppertone Girl'이라는 광고로 유명하게 되는 Coppertone 선탠크림을 개발하였으며, 이는 다양한 물리적 또는 화학적 자외선차단제의 사용이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51년 미국 국방부는 군용 규격으로 자외선차단제의 성분과 농도를 glyceryl PABA(3%), Escalol 75A(5%), 2-ethylhexyl salicylate(Sunarome WMO; 5%), digalloyl trioleate(3%), homomethyl salicylate(8%) 및 dipropylene glycol salicylate(4%)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1962년 Greiter는 선크림을 피부표면에 1㎠ 당 2mg을 균등한 비율로 발랐을 때, 선크림의 효능을 측정하는 표준이 되는 자외선차단지수(SPF)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하였으며, 1978년 FDA는 자외선차단제의 규제를 위해 자외선차단제의 효과와 안전성의 표준이 되는 지표로서 SPF의 측정과 표기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초기에 사용된 자외선차단제들은 당장 괴로움을 주는 일광화상만을 막기 위해 태양의 스펙트럼 중 자외선 B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1970년대 이후 자외선 A와 B를 함께 차단하는 자외선차단제의 개발이 시작되었고, 1988년 FDA는 자외선 A 파장대의 차단에 효과적인 제제로 Avobenzone(Parsol 1789)을 승인하였다.

현재까지 자외선의 유해성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자외선차단제품이 계속 개발되어 상품화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절과 무관하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자외선차단제는 특히 자외선 조사에 따른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선진 각국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된 성분만을 고시하여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나라마다 자외선차단제의 차단지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험방법과 표기법을 규정하여 자국에서 판매되는 자외선차단제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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